제발 주말에만 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토요일까지 비 오고 일요일은 다행히 날씨가 아주 좋았습니다. 이제 등산 시작한 지 한 달이 조금 넘었는데 정말 주말에 비 오면 일주일에 한 번 가는 등산을 못 가니 너무너무 싫습니다... 등산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다들 이해하시겠죠? 특히나 저처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등린이들에게는 가고 싶은 산이 너무 많아서 주말에 비 오는 것이 더 싫습니다.
제가 이번에 다녀온 산은 화순 모후산입니다. 블랙야크 100대 명산 플러스 리스트에 있었던 모후산은 일단 광주에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았습니다. 이렇게 날씨가 좋을 줄 알았다면 좀 더 일찍 일어나서 멀리까지 가면 좋았겠지만 가까운 명산도 많아 아쉽지는 않았습니다.
블랙야크 100대 명산 플러스 화순 모후산
코스 : 유마사 - 용문재 - 정상 - 원점
주차장 : 있음(넓음)
소요시간 : 약 3시간
난이도 : 살짝 어려움
출발시간 : 오전 10시 22분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화장실까지 갔다가 스트레칭과 기타 준비할 것들 모든 것들을 준비한 후 출발한 시간은 10시 22분입니다. 검색을 통해서 대략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 지 미리 알아보니 대략 3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이 걸린다고 나와있었고 그 시간 안에 휴식시간도 포함된 시간이었습니다.
주차장을 지나 약 1분 정도만 올라 가다보면 유마사 입구가 보이면서 모후산 등산안내도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제가 선택한 코스는 용문재를 지나 정상으로 가는 코스로 안내도에서 확인 가능한 시간은 120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확인 가능합니다.
초입 부분은 완만한 경사로 가볍게 산책을 하면서 올라가는 길이 나오는데 이때는 대체적으로 완만하면서 평평한 길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 대략 5~10분 정도 올라가다 보면 갈림길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용문재로 가는 길과 집게봉으로 가는 길이 나오는데 저는 용문재를 지나 정상으로 갈 예정이라 왼쪽 길을 선택했습니다.
집게봉으로 가는 길은 아직 가보지 못해서 어떤 등산로가 있는지 잘 모르겠으나 용문재로 가는 길에는 산에서 흐르는 계곡물을 보시면서 올라갈 수 있고 주변이 조용하고 물소리가 상당히 크게 들립니다.
용문재로 가는 길은 경사가 심하다고 생각 드는 구간은 없었지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일단 경사가 심하지는 않지만 계속된 오르막길이 나오고 무엇보다 힘들었던 점은 바로 오돌토돌한 돌길과 움직이는 바위 때문에 길이 상당히 어렵다고 느껴졌습니다. 제대로 집중하지 않고 올라갔다가 발목이 꺾여 부상을 당할 수도 있으니 발목에 힘주고 집중해서 올라가야 하는 코스였습니다.
용문재까지는 경치를 구경하면서 올라갈만한 구간은 없었고 그냥 쭉 올라가는 길만 나옵니다. 일단 사람이 많지 않아서 조용히 올라가기에는 좋았지만 대체적으로 길이 좋지 않다는 생각에 관리가 잘 안 되는 산이라는 생각이 조금 많이 들었습니다.
용문재에서 정상으로 가는 길은 전망이 트여있어 중간중간 경치를 구경하며 올라가기에 좋은 길이었습니다. 다만 경사가 좀 심하기도 하고 길도 좁아서 살짝 힘들었습니다. 여기부터는 휴식이 조금 많이 필요했습니다.
계속된 오르막길이 조금 힘 빠지게 만들기는 했지만 올라가면서 중간중간 멋진 경치를 보면서 갈 수 있기 때문에 또 힘이 나는 구간이기도 했습니다.
쭉 올라가다 보면 관측소가 보이고 관측소가 보이면 정상에 다 왔다는 의미니 조금만 더 힘내시면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2~3분만 올라가면 정상이 나옵니다.
정상에 도착한 시간은 12시 09분으로 안내도에서 120분 걸린다고 나와있지만 예정된 시간보다 좀 더 일찍 도착하긴 했습니다. 사실 이날 컨디션이 좋지 않아 정상까지 올라가는 길에 휴식시간을 많이 가졌고 그래서 더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컨디션이 좋았다면 90분이면 충분히 올라갈 수 있는 코스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블랙야크 100대 명산 리스트에 있는 산들은 모두 그렇겠지만 경치가 정말 좋았습니다. 특히나 이날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런지 탁 트인 전망이 너무나도 잘 보였고 바람도 많이 불지 않고 따뜻한 날이라 정상에서 편히 쉬었다가 가기에도 너무 좋았습니다. 따뜻한 날에 멋진 경치를 보면서 쉬다 보니 정말 내려가기가 싫었습니다.
해발 918m로 높은 산은 아니었지만 광주에서 가까운 산중에 이렇게 멋진 산이 많다는 것이 기분이 좋기도 했습니다. 산 능선들도 훤히 보이고 능선들 사이사이에 흐르는 물들도 훤히 들여다볼 수 있어서 더욱 멋진 산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무등산도 볼 수 있고 조계산, 백아산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어디가 어디인지는 사실 잘 모르겠다는 점... 어디가 어딘지 구분이 안 가면 어떻습니까! 멋진 경치라는 것은 확실합니다.
정상에서 대략 20~30분 정도 휴식시간을 가지고 조금 빨리 하산을 시작했습니다. 올라갈 때는 그래도 좀 쉬운 편이었나?라고 느껴질 정도로 내려갈 때는 좀 더 힘들었습니다. 특히나 용문재에서 원점으로 가는 길이 흔들거리는 돌덩이들로 이뤄진 길이라 몇 번 미끄러질 뻔도 했고 집중하느라 더 힘들다고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네요.
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13시 23분으로 총 3시간이 걸렸던 코스였습니다. 정상에 올라가서 볼 수 있는 경치는 너무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다시 가고 싶은 산은 아니었습니다. 한 번은 가볼 만한 산이었지만 올라가고 내려가는 등산로의 길이 좋지 않았고 중간중간 나오는 데크 계단의 나무 상태가 별로 좋지 않은 곳이었습니다. 물론 올라가고 내려가기에 크게 문제가 없으니 그대로 둔 것일 수도 있지만 계단 상태를 보면 좀 무섭기도 했습니다. 혹시 집게봉으로 가는 코스는 어떤지 다음에 한번 더 가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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